"조선시대 향촌보다 못한 주민자치회…주민의 권리 보장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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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향촌보다 못한 주민자치회…주민의 권리 보장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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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4.29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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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자치 콜로키움.
주민자치 콜로키움.

사단법인 한국자치학회가 20일 오후 서울시 종로구 태화빌딩 그레이트 하모니홀에서 주민자치 콜로키움을 개최했다.

이번 콜로키움은 주민자치의 역사와 사례, 국가 간 비교 연구 및 고찰을 통해 주민자치 인식을 제고하고, 현 주민자치 제도의 문제점과 대응 방안에 관한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마련된 것으로 시·도주민자치회장, 시·군·구협의회장 3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실시됐다.

전상직 한국자치학회장의 "조선시대 때 스위스와 일본 못지않은 주민자치가 있었지만 일제에 인해 단절됐다. 새로 만들지 않고 되살리기만 해도 어느 나라보다 훌륭하게 주민자치를 할 수 있을 것이다"는 인사로 토론이 시작됐다.

박경하 중앙대 역사학과 교수의 발표 후 김찬동 충남대 자치행정학과 교수, 염일렬 서정대 사회복지행정과 교수, 성성식(갈현2동 주민자치회장), 최영희(대전시 상임이사), 이동일(전 인천시 사무처장), 배영식(광명시 협의회장), 박미옥(공주시 주민자치협의회), 류기호(평내동 대외협력이사) 등이 참석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박경하 교수는 '조선시대 향촌자치에서 배우는 주민자치'라는 발제에서 "명칭은 다양하지만 지역마다 마을 자치조직으로서 촌계(村契)가 광범위하게 존재했고, 이 조직에서 촌제(村祭)와 마을의 공동사를 협의해 생활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1894년 7월 12일에 '향회 설치에 관한 지시'를 통해 각 지방관에게 향회를 설치해 각 면에서 한 명을 뽑아 향회원으로 하고, 그들이 공회당에 모여 고을에서 시행하는 일이 가부를 의논하고 공동 결정한 뒤 시행하라고 지시했다. 1895년 5월 27일엔 '지방제도개혁에 관한 건(조칙)'을 내렸고, 1895년 8월 훈령을 내려 지방 개혁사업을 향회에 맡겼다. 또한, 1895년 11월 3일에는 '향회조규·향약판무규정(주본)'에 군·면·리에 대·중·소 향회를 두어 지방에 관련된 각종 사무를 결정하고, 리의 존위를 리민이 직접 선출하면서 면의 집강을 각 리의 존위 및 선거인이 선출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촌계가 상대적인 정체성과 폐쇄성을 지녔지만, 인정과 의리, 협동과 상호부조라는 주민자치 정신은 우리가 새롭게 재조명하고 발전시켜야 할 귀중한 전통 문화유산"이라고 강조했다.

이어진 지정토론에서 김찬동 교수는 "교육부터 시작해 굉장히 다양한 공공서비스를 자치적으로 할 수 있었던 구조가 있었던 걸 보고 대한민국의 주민자치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도시에선 공동체적인 요소가 많이 사라졌고, 정부가 지방자치제도를 선택하면서 읍·면·동은 자치를 할 수 없는 공간이 된 상황에서 전통을 살리는 방법을 고민해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성성식 주민자치회장은 "촌계의 축제에는 마을을 위하는 진정성이 담겨있지만, 현재 각 지역에서 진행하는 축제는 마을 주민이 아닌 단체장을 위한 축제로 전락했다"며 "지배층의 이념·사상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생활 공동체로서 자생적인 필요를 바탕으로 오랜 전통을 유지한 조선시대의 촌계로부터 많이 배워야 한다"고 주민자치회를 관치화의 수단으로 이용하려는 현재의 제도를 비판했다.

류기호 대외협력이사는 "주민자치위원회에서 주민자치회로 전환되면서 마을 주민들과 소통하기보다 행정기관과 협력에 중점을 두는 것 같다"라면서 주민자치의 방향을 재설정해야 한다고 말했고, 최영희 상임이사는 "강의를 들으면서 협동과 상호부조라는 조선시대 주민자치 정신을 갖고 활동하는 주민자치위원이 얼마나 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박미옥 고문은 "우리가 주민자치를 하겠다고 부르짖는 것 자체가 과거처럼 주민자치를 할 수 없어서 그런 것 아닌가. 주민의 자치권리를 보장받지 못하는 현실이 한탄스럽기까지 하다"며 "주민자치 전통을 현재의 주민자치에 어떻게 접목하느냐가 과제인 것 같다"고 말했다.

전 회장은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속담이 있다. 박경하 교수가 구슬을 충분히 만들어줬으니, 우리는 구슬을 꿰자"고 주민자치 실질화를 위한 현장에서의 실천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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